세상에서 가장 기이한 위기극복 스토리, 어린왕자!
어린왕자를 통해 당신이 처한 모든 위기를 극복한다!
당신 안에 살고 있을 어린왕자를 만나라!
“아이들을 위한 동화가 아닙니다. 아이의 마음을 잃은 어른들을 위한 책이지요.”
위기 극복의 상상력 하나, 내가 길들인 사람들을 향한 책임감
위기 극복의 상상력 둘, 절망하는 자신을 비웃을 수 있는 힘, 긍정의 힘
자기계발|11,000원|2014.04.15 발행
진형준 저|국판(120*192)|152Page
ISBN 978-89-92947-58-9 (13320)
[상상력 연구의 대가 진형준, 그는 누구?]
‘상상력 연구’의 대가로서 ‘상상력을 중심으로 한 인간학’에 천착해온 홍익대학교 불문학과 교수이자 문학평론가. 전공 분야의 연구와 강의를 비롯하여 미술대학․경영대학 강의 및 여러 기업체의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상상력과 창의성’ 강의를 해왔다. 특히 그는 20년이 넘게 『어린왕자』를 강의해온 것으로 유명한데, 어린왕자 강의 시간은 늘 새롭고 상쾌하다고 한다. 그만큼 뛰어난 작품이면서 항상 새로운 시선으로 접할 수 있는 텍스트이기 때문이라는 것. 현대인들의 불안과 위기감이 고조되는 작금의 현실에 한줄기 빛과 같은 깨달음을 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어린왕자에서 ‘위기극복의 상상력’을 발견하였고, 어린왕자와의 20년에 걸친 교감을 집대성하여 마침내 『위기를 비웃어라』를 집필하게 되었다고…….
√ 약력 : 홍익대학교 교수, 한국문학번역원 원장․한국상상학회 회장․세계상상력센터 한국 회장 역임, 1983년 평론 ‘황석영론’ 평론 데뷔, 1989년 제1회 소천비평문학상 수상 외.
√ 저서 : 『공자님의 상상력』, 『상상력 혁명』, 『프리메이슨 비밀의 역사』, 『상상력』, 『상상적인 것의 인간학』 외.
email hjchin@hongik.ac.kr
“『어린왕자』는 자기 속의 어린왕자를 잃어버린 어른들을 위한 책이다. 우리들 속의 어린왕자를 일깨우는 책이다. 우리들 속의 어린왕자를 일깨워, 지금의 우리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우리의 삶 전체를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우리가 다시 새롭게 깨어나는 길을 우리에게 인도하는 책이다. 그 길의 끝에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을 향한 긍정의 힘과, 지금 우리가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을 향한 사랑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린왕자』는 깨침의 비법을 간직한 일종의 비급이면서 동시에 우리를 위안해주는 위안의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이 『어린왕자』라는 비급을 연마해서 내공이 깊어지길 원하는 사람에게 하나의 길잡이가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 Prologue 중에서
[진형준 교수를 만나, <위기를 비웃어라>를 듣다]
#1. 위기극복의 상상력의 원전으로 『어린왕자』를 선택한 이유는?
내가 대학에서 어린왕자를 강의해온 지가 20년이 넘었다. 20년이 넘었으니 매너리즘에 빠질 만도 하지만 어린왕자 강의 시간은 예나 지금이나 늘 새롭다. 어린왕자 강의를 위해 강의실로 들어설 때면 언제나 마음이 상쾌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어린왕자가 그만큼 좋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좋은 작품이란 어떤 것을 말하는가? 작품에 들어 있는 내용을 파악하고 나면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다면 좋은 작품이 아니다. 그렇다고 매번 새로운 의미를 파악하느라 골머리를 앓게만 한다면 그 또한 대단히 좋은 작품이라고 할 수는 없다. 좋은 작품이란 더 없이 친숙하게 여겨지면서도 늘 그 의미가 새롭게 우리에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전에 읽었을 때나 지금 읽으나 그렇게 크게 다른 것 같지 않으면서도 언제나 새로운 의미가 솟아나오는 작품이다. 바로 『어린왕자』가 그런 작품이다. 나는 강의실에 들어가 강의를 할 때마다 그런 새로움을 학생들과 나눈다.
1943년에 세상에 나온 『어린왕자』는 전 세계에서 1억 부 이상의 출간 기록을 가지고 있다. 기독교 성서 다음으로 많이 팔리고 읽힌 책이다. 아니다. 판매기간까지 감안한다면 성서 이상의 베스트, 스테디셀러이다. 그만큼 누구에게나 쉽게 읽힌다. 그래서 누구나 아주 쉬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사실이다. 『어린왕자』는 아주 쉽게 읽히는 책이다. 그리고 그 가독성이 『어린왕자』를 세계적 베스트셀러로 만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어디 쉽게 읽히는 책이 어린왕자 뿐일까? 어린왕자가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그 책이 읽기 쉬우면서도 그 무언가 깊은 뜻을 많은 사람에게 전해주기 때문이다. 그 무언가 많은 울림을 사람들에게 주기 때문이다. 20년 넘게 강의를 해왔으니 이제는 『어린왕자』를 순전히 내 식으로 읽는 훈련을 어지간히 해온 셈이다. 그리고 어린 왕자를 그렇게 내 식으로 읽다보니 조금은 아쉬움과 욕심도 생긴 셈이다. 『어린왕자』에 대한 애정에서 생긴 아쉬움과 욕심 때문이다.
#2. 교수님이 보기에 『어린왕자』는 어떤 책이고, 우리는 무엇을 발견할 수 있는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어린왕자’를 순수성의 화신으로 본다. 순수하기 그지없는 어린왕자라는 존재를 통해 이 세상을 향해 그 무언가 비판의 메시지를 던지는 책으로 읽는 데 아주 익숙해 있다. 그래서 『어린왕자』를 어린왕자-어른의 대립 구도로 읽는 데 익숙해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금방 순수한 어린왕자가 된다. 그리고 어린왕자와 함께 순수하지 못한 어른세계, 타락한 세상을 비판한다. 그렇게 읽어도 나쁠 것은 없다. 한 번 어린왕자의 순순한 눈을 가져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정신은 어느 정도 순화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간단한 독법이다. 우리가 어떻게 그렇게 쉽게 어린왕자가 될 수 있겠는가? 어른들만 사는 세상에서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가 어떻게 그렇게 쉽게 어린왕자가 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아쉬움이 생긴다.
『어린왕자』는 어린왕자 입장에서 어른들의 세계를 바라본 이야기가 아니다. 또한 어린왕자 또래의 아이들을 위한 동화도 아니다. 『어린왕자』는 자기 속의 어린왕자를 잃어버린 어른들을 위한 책이다. 우리들 속의 어린왕자를 일깨우는 책이다. 우리들 속의 어린왕자를 일깨워, 지금의 우리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우리의 삶 전체를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우리가 다시 새롭게 깨어나는 길을 우리에게 인도하는 책이다. 그 길의 끝에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을 향한 긍정의 힘과, 지금 우리가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을 향한 사랑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3. 『어린왕자』에서 발견한 비급은 무엇인가?
공자는 『논어』 옹야 18편에서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라고 말씀하셨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하는 게 중요하다는 충고를 할 때에 가끔 써먹히는 아주 유명한 말씀이다. 그런데 그 내용이 그리 만만치 않다. 어찌 보면『어린왕자』라는 작품이 전하는 속 깊은 메시지가 그 말씀 하나에 모두 압축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세상 살면서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는 것, 아주 중요하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무 것도 모르고 지내다 보면 바보가 되기 십상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 찾아보지도 않고 그냥 되는대로 세상 살다보면 삶이 너무 무미건조해진다. 그런데 공자는 그 모든 것이 즐기는 것만 못하다고 말씀하신다. 무슨 뜻인가?
공자의 말씀을 좀 쉽게 이해하기 위해 ‘아는 것’, ‘좋아하는 것’, ‘즐기는 것’ 앞에 ‘삶’이라는 목적어를 갖다 놓아보자. 그렇다면 ‘사는 게 뭔지 아는 것’, ‘삶을 좋아하는 것’, ‘삶을 즐기는 것’이 된다. 그렇게 써놓으니 뭔가 조금 명확해지지 않는가?
『어린왕자』작품 속 어린 시절의 ‘나’, 정글의 삶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보아 구렁이 그림 1호와 2호를 그린 ‘나’는 삶을 ‘좋아하는 나’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 외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나’이다. 그렇게 사는 ‘나’를 ‘사는 게 뭔지 아는 나’ 쪽으로 방향을 틀어버리게 만든 것이 바로 어른들이다. 세상 살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찾다가는 쪽박 차기 십상이니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충고한 것이 바로 어른들이다. 베짱이처럼 놀기만 하면 어떻게 하느냐, 개미처럼 부지런히 공부를 하라고 충고한 것이 바로 어른들이다.
그런데 공자는 거꾸로 말씀하신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과연 산다는 게 뭔지 알려고 하는 것 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 열심히 찾아 노는 게 더 낫다고 말씀하신다. 개미보다 베짱이가 더 낫다고 말씀하신다. 좋아하는 것만 눈에 들어오는 어린아이가 철이 든 어른보다 낫다고 말씀하신다. 왜 그런가? 그 무언가를 좋아하는 것이 세상을 즐기는 길에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 무언가를 정확히 알려면 머리를 써야 한다. 냉정해져야 한다. 대상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 반대로 그 무언가를 좋아하려면 감성, 감정에 호소해야 한다. 대상과 거리를 줄여야 한다. 그렇지만 공통점도 있다. 그 무언가를 알려고 하건 그 무언가를 좋아하려고 하건 여전히 중심은 자기 자신이다. 그 무언가를 알려면 내가 중심이 되어 냉정하게 대상을 바라보고 분석해야 한다. 그 무언가를 좋아하려면 자기 자신의 주관적 감성과 감정을 대상에 이입해야 한다. 머리는 냉정하고 감정은 변덕이 심하다. 모두 자기중심적이다.
그런데 즐기는 것은 다르다. 그 무언가를 진정으로 즐기려면 마음을 써야 한다. 마음은 대상에 몰입한다. 대상과 하나가 된다. 삶을 즐기려면 삶과 거리가 없어진다. 내가 삶의 주체가 되면서 동시에 삶과 하나가 된다. 삶의 즐거움, 고통과 함께 한다. 머리에서 감정으로 감정에서 마음으로 옮아갈수록 대상과의 거리가 좁혀진다.
#4. 『어린왕자』를 통해 상상력을 발휘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어떻게 가능한가?
『어린왕자』에서 여우는 어린왕자에게 길들인다는 것은 서로 한 몸이 되는 것이라는 것을 가르쳐 준다. 진정으로 삶을 즐기는 방법을 가르쳐준 셈이다. 이어서 여우는 중요한 것은 마음으로 밖에 볼 수 없음을 가르쳐준다. 삶을 즐기려면 마음으로 세상을 보아야 함을 가르쳐준 셈이다. 사람들은 분명 자신이 무지한 것을 가장 부끄러워한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이 없음이 무지함보다 더 큰 결함이다. 좋아하는 것이 없다는 것은 아예 대상과 만날 준비가 안 되었다고 보면 된다. 공자가 누누이 강조한 것이 좋아하는 것이 있어야 알고 싶은 욕망도 생긴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것 자체, 그것이 그 무언가를 알고 싶은 태도를 낳는다. 하지만 정작 부끄러워해야 할 큰 결함은 함께 괴로워하고 즐거워할 대상이나 사람이 없다는 것, 바로 그것이다.
어린왕자가 세상에 나가 배운 것이 바로 삶을 즐기는 법이다. 삶을 진정으로 즐기는 법을 배우고 나니, 삶을 앎의 대상으로만 알아왔던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세상을 앎의 대상으로만 보고서 중요시해오던 것들이 갑자기 우스워진다. 그러니 ‘위기를 비웃어라!’는 말은 말 그대로 위기를 비웃으라는 뜻이 아니다. 머리로만, 감정으로만 보았던 세상을 마음으로 보라는 이야기이다. 마음으로 세상을 볼 줄 알게 된다는 것, 그것이 진정한 자기 혁신의 길이다. 마음으로 보니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을 볼 수 있게 된다. 나와 남들과, 세상이, 하나로 어우러져 있음을 알게 된다! 함께 동고동락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어찌 이보다 더 큰 위안이 있을 수 있겠는가? 그 위안 속에서 내가 위기로만 알고 있던 것이 하찮게 여겨진다! 자기중심적으로 세상을 보아왔던 자신이 정말 하찮게 여겨진다! 나를 그렇게 하찮게 보면서 나는 더 크게 세상을 볼 수 있게 된다. 최소한 다른 눈으로 볼 수 있게 된다. 그러니 위기를 맞을수록 그 위기에 더 몰입하지 말고 그 위기를 한껏 비웃어라! 그 위기에 빠져 절망하고 있는 나를 한껏 비웃어라! 당신 안에서 새로운 에너지가 생기는 것을 곧 경험하게 되리니!
[위기를 비웃어라, 본문 엿보기]
장미정원에서 마주한 사실, 한 없이 보잘 것 없는 나라는 존재
지구에 도착한 어린 왕자는 사람들을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무조건 길을 걷는다. 그러다가 수천 송이의 장미가 피어있는 정원에 도착한다. 그가 알고 있던 장미는 어린왕자에게 자기가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장미라고 말했거늘! 단 한 곳의 정원에 수 천 송이의 장미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니! 어린왕자는 ‘이렇게 흔한 장미 한 그루를 가지고 있었으면서 나는 내가 부자인줄 알았잖아! 무릎까지 밖에 안 오는 화산 셋 밖에 없으면서 내가 대단한 왕자인줄 알았잖아!’라며 풀밭에 엎드려 흐느낀다. 자기가 얼마나 좁은 세상에서 살았는지, 자기가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존재인지를 확인하고 슬퍼하는 것이다.
자기가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존재인가를 확인하는 것! 실은 이게 깨달음으로 향하는 첫 걸음이다. 김수영 시인은 ‘모래야, 나는 얼마나 작으냐’라고 한탄하듯 노래했고 프랑스의 철학자 파스칼(Blaise Pascal, 1623~1662)은 ‘인간은 연약한 갈대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왜 내가 모래같이 작은 존재로 여겨지고 연약한 갈대처럼 여겨지는 것일까? 더 큰 것을 보고 더 큰 것을 꿈꾸기 때문이다. 내가 한 없이 작은 존재라고 느낄 수 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내 이상이 크기 때문이다. 내가 바라보는 것, 내가 바라는 것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파스칼은 ‘인간은 비참한 존재이다. 그러나 동시에 인간은 위대한 존재이다. 인간만이 자신이 비참한 존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위기 극복의 상상력 하나,
내가 길들인 사람들을 향한 책임감
어린왕자는 “나는 내가 길들인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어”라는 말을 남기고 자신의 별로 돌아간다. 생텍쥐페리는 어린왕자를 왜 자신의 별로 돌려보낸 것일까? 어린왕자 자체가 보이지 않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어린왕자 자체가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해줄 수 있는 감추어져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는 보이지 않음으로 해서 화자의 꿈과 이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꿈이 화자에게 지구로 돌아올 수 있는 힘을 준다. 화자 역시 자신이 길들인 사람들에게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그를 지구로 돌아올 수 있게 해준 것은 삶의 맹목적 의지도 아니고 비행기 수리 기술도 아니다. 바로 그들을 향한 책임감이다.
생텍쥐페리가 에어프랑스 사에 입사해 비행사로 활약하던 1934년 그는 파리-사이공 비행기록을 세우기 위해 이집트로 출발한다. 그러나 12월 30일 카이로에서 200Km 떨어진 지점, 리비아 사막에 불시착하는 사고를 겪는다. 동료들은 모두 그가 죽었다고 생각했지만 5일간 사막을 걸은 후에 극적으로 구조된다. 그는 이듬해 출간 된 『인간의 대지』에서 자신에게 무사히 귀환할 수 있는 힘을 준 것은 사랑하는 친구들, 친지들을 향한 책임감 덕분이라고 직접 쓴 적이 있다.
우리는 그 책임감이라는 단어를 사랑이라고 바꾸어도 되리라. 그 위기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나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삶의 의지도 필요하다. 기본 체력도 필요하다. 그런 것이 없다면 그냥 손을 놓고 주저앉아 버리지도 모른다.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고 그냥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능력은 한계가 있다. 맹목적 삶의 의지는 어느 순간 시들어버릴지도 모르고 체력은 어느 순간 바닥이 날지도 모른다. 맹목적 삶의 의지는 거꾸로 나를 절망에 빠지게 할지도 모르고 고갈되어버릴 수밖에 없는 체력은 거꾸로 사태를 부정적으로만 보게 만들지도 모른다. 그것들은 내가 지금 처하고 있는 위기를 더욱 심각하고 큰 것으로 여기게 만들지도 모른다. 자신이 지금 도저히 탈출이 불가능한 늪에 빠진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 위기에 더 깊이 빠져들게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내가 길들인 사람들을 향한 책임감과 사랑이 그 위기를 위기가 아닌 것으로 만들어준다. 내가 길들인 사람들을 향한 책임감이 그 위기 자체를 하찮은 것으로 여기게 해준다. 이게 가장 중요한 첫 번째 변화이다. 그 위기를 하찮은 것으로 여기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그 위기를 더 큰 틀에서 볼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그 위기가 작게 여겨질 수 있다. 위기가 작아지면 어느 정도 안도의 숨을 쉴 수 있게 되는 것 아닌가?
위기 극복의 상상력 둘,
절망하는 자신을 비웃을 수 있는 힘, 긍정의 힘
질베르 뒤랑(Gilbert Durand 1921~2012)이라는 프랑스의 철학자는 인간이 죽음을 의식하는 유일한 동물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것이 인간의 상상력의 출발이라고 말했다. 인간만이 다른 동물과는 달리 누구나 맞이할 수밖에 없는 죽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상상력을 통해 변형시킨다는 것이다. 인간은 상상력을 통해 죽음을 삶의 끝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 너머까지 볼 수 있게 된다. 인간은 상상력을 통해 실제로 경험할 수 없는 세계까지도 경험하고 볼 수 있게 된다. 인생의 시작을 물리적 탄생과 죽음으로 보는 사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고의 틀을 마련하게 될 수 있다. 세상 모든 종교가 바로 그러한 상상력의 결과라는 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위기를 하찮은 것으로 비웃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은 상상력을 통해 위기 너머를 보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하여 이전에 보이지 않던 것을 볼 수 있는 눈이 생긴다. 보이지 않던 것을 볼 수 있는 눈이 생기니까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종교적 믿음의 궁극인 초월자 하느님은 좀처럼 현실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초월자는 기본적으로 비현실적인 존재이다. 그러나 초월적인 존재는 언제나 우리에게 새로운 눈과 힘을 준다. 그래서 마치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게 해준다. 그것이 바로 비현실적인 존재의 현실적인 힘이다. 현실이 상상력을 낳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이 현실을 바꿀 수 있게 해 준다. 『어린왕자』에서 ‘나’를 위기에서 벗어나게 해준 것은 바로 그 상상력의 기적 같은 힘이다.
『어린왕자』작품에는 화자가 비행기를 수리한 이야기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는다. 단지 어린왕자가 “아저씨, 비행기 고장을 수리할 수 있게 되어서 기뻐. 아저씨도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겠네”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올 뿐이다. 아무런 희망이 없어 보였던 비행기 수리를 무사히 마쳤다는 이야기를 어린왕자에게 해주려 했는데 그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데 대해 놀라는 모습만 나올 뿐이다. 왜 그랬을까? 비행기 수리가 가능했던 것이 기적 같은 힘 덕분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지극히 현실적인 기술 덕분만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도대체 그런 절망적 상황에서 살아 돌아올 수 있던 이유는 말로 설명이 될 수 없기 때문이 아닌가?
그 기적을 가능하게 한 것은 무엇일까? 단호하게 말하자. 바로 긍정의 힘이다. 위기 앞에서 절망하지 않는 긍정의 힘이다. 어린왕자와 함께 우물을 발견한 화자가 “내가 이제까지 왜 이렇게 고통스러워했지?”라며 이전까지의 자신을 비웃듯이, 위기 앞에 절망하는 자신을 비웃을 수 있는 힘 그것이 바로 긍정의 힘이다. 위기를 맞이하고도 행복해 할 수 있는 힘 그것이 바로 긍정의 힘이다. 그 긍정의 힘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사랑하는 이들을 향한 책임감이다. 그리고 그 긍정의 힘이 자신을 행복하게 해준다.
위기 앞에 절망하는 자신을 비웃고 행복해질 수 있는 긍정의 힘, 그것이 바로 무한한 에너지의 원천이다. 위기를 비웃으면서 거꾸로 위기 극복의 힘과 에너지가 새롭게 생기는 것, 그것이 바로 『어린왕자』에서 우리가 길어낼 수 있는 상상력이다.
당신 안에 살고 있을 어린왕자를 만나라!
우리는 살면서 성공도 하고 실패도 경험하게 된다. 경제적으로 큰 실패를 맛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실패를 맞이하는 자세에는 천양지차가 있을 수 있다. 우리가 경제적인 부의 획득만을 목표로 살아왔다고 치자. 경제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더라도 나중에는 좀 허망해질 수가 있다. 경제적 가치 외에는 다른 목표와 꿈이 없었으니 그 목표를 이룬 다음에는 목표가 사라질 것이고 목표가 없는 삶이 허망해질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실패했을 경우는 어떻게 되는가? 경제적 부의 획득만을 목표로 살아왔는데 실패를 하게 되면 탈출구가 없다. 삶의 모든 의미를 잃은 것으로 착각하고 절망하기 쉽다. 삶을 더 크게, 다르게 보는 눈을 키우지 못해서이다. 그 눈을 키우지 못한 채 거기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면 칠수록 오히려 더 깊이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러나 삶을 달리 보는 눈을 갖게 되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좀 심하게 말하자면 경제적으로 회복이 안 되어도 별로 절망을 안 한다. 그게 그렇게 절망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순간 거기서 벗어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역설!
성공과 실패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현실과 꿈도 마찬가지로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꿈은 현실을 외면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현실을 창조한다. 꿈은 지금 처한 현실에 맹목적으로 몰입해 있는 나를 비웃게 만들면서 내 눈 앞에 전혀 새로워진 현실을 펼쳐준다. 그게 현실을 창조하는 꿈의 기능이다. 꿈은 이미 이루어진 현실적 목표를 더 멀고 길게 추구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현실을 창조하는 것만이 진정한 꿈의 기능이다. 위기를 비웃는 나는 바로 꿈이 있는 나이다. 위기를 맞이한 순간 내가 그 위기를 비웃을 수 있는 것은 내게 더 큰 꿈이 있다는 증거이다. 내가 그 위기를 비웃을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 목표만으로 세상을 살아온 것이 아니라는 증거이다. 내가 그 위기를 비웃을 수 있는 것은 내게 내공이 쌓였다는 증거이다. 나와 내 삶 전체를 더 큰 틀에서 볼 수 있다는 증거이다.
그러니 『어린왕자』작품 끝에서 화자가 권하고 있듯이 당신이 만일 홀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면, 당신 속의 어린왕자를 만나기 위해 노력하라. 그 고독 속에서 내가 길들인 것들을 향한 책임감을 느끼고 그들을 향한 사랑을 더 깊이 느끼도록 노력해라. 그러면 당신은 삶의 비밀에 더 가까이 갈 수 있으리니. 당신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으리니. 당신은 당신 스스로를 작게 만들고 비웃으면서 당신의 삶 전체를 환하게 빛나는 것으로 만들 수 있으리니…….
[위기를 비웃어라, 목차]
자신의 별로 돌아간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Exupéry)
Prologue
“아이들을 위한 동화가 아닙니다. 아이의 마음을 잃은 어른들을 위한 책이지요.”
1장.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 세상에서 가장 기이한 위기극복 스토리
√ “양 한 마리 그려줄래요?”
사느냐, 죽느냐의 절체절명의 순간, 어린왕자의 황당무계한 요구!
√ 세상에서 가장 기이한 위기 극복 스토리!
√ 어른들과 비슷해지게 된 나, 화가를 포기하고 비행기 조종사가 되다
√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는 노력 하지마라,
꿈이나 이상 따위는 아무 쓸 모 없으니 버려라.’
√ 꿈꾸는 자아를 찾아서! 삶의 비밀을 깨치려고 애쓰는 자아를 찾아서!
√ 어린왕자는 나의 또 다른 자아이자 분신, 바로 ‘꿈꾸는 나’의 화신
√ 홀로 죽음이라는 거대한 실존과 마주한 절대고독의 상황
√ 죽음 앞에서 펼쳐지는 삶에 관한 근본적이고 절박한 질문들
√ 내겐 너무도 낯선 나의 반쪽, 나의 분신, 어린왕자의 출현
√ 절망의 문 앞에서 마주친 삶의 비밀에 대한 깨우침
2장. “어른들은 정말 이상해~”
- 내 안의 또 다른 나 발견하기
√ 여섯 개의 별에서 만난 이상한 어른들, 그러나 친숙한 사람들
√ 우리의 자화상, 진지한 고민 없이 이름표에 연연하는 삶
√ 권위, 명예, 돈, 지식은 대체 무엇인가? 왜 필요한가?
질문이 없는 맹목적인 삶! 간판에만 매달리는 삶! 꿈이 없는 그런 삶!
√ 어른이 되어버린 나를 깨뜨리기, 삶의 진짜 스승에게로 가는 길
3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란다.”
- 관계와 만남 창조하기, 서로를 길들이기
√ 지구에 막 도착한 애송이, 철부지 어린왕자
√ 장미정원에서 마주한 사실, 한 없이 보잘 것 없는 나라는 존재
√ 단 한 송이의 장미로도 충분히 빛나는 삶
√ 관계 창조하기, 서로를 길들이기, 창조적인 만남 갖기
√ 육신의 눈이 아닌 마음의 눈으로, 열린 마음으로 타인과 교류하기
√ 열린 마음이란 무엇인가, 교수일 것인가, 스승일 것인가
√ 서로에게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되기, 이 세상 전체를 행복으로 물들이기
√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법! 나는 내가 길들인 존재에게 책임이 있다!
4장. “위기를 비웃어라!”
- 어린왕자와 위기극복의 상상력
√ 깨달음으로 가는 첫 관문, ‘어른처럼 말하는’ 스스로가 부끄러워지다
√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것들이 하찮게 여겨지는 순간이 오다.
“나는 내 망치와 죽음과 갈증을 한껏 비웃었다.”
√ 대체 내가 왜 그렇게 고통스러워했단 말인가!
보이지 않는 꿈을 통해 삶 전체가 아름다워진다는 깨달음을 얻다!
√ 위기 극복의 상상력 하나,
내가 길들인 사람들을 향한 책임감
√ 위기 극복의 상상력 둘,
절망하는 자신을 비웃을 수 있는 힘, 긍정의 힘
√ 당신 안에 살고 있을 어린왕자를 만나라!
Epilogue.
“마음으로 세상을 보면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을 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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